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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들어가면 죽는다 M14대인지뢰 이야기

by 로너킷 2018. 11. 6.


총구를 겨누던 남북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공동 지뢰 제거 작업에 착수하면서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묻혀 있는 지뢰가 점차 사라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DMZ 전 지역은 6·25전쟁 이후 출입이 통제된 미확인 지대로 지뢰 매설량을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한국지뢰제거 연구소는 각종 군 자료를 토대로 남측에는 127만발, 북측에는 80만발의 지뢰가 묻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남한 지역에만 DMZ에 52만발, 민통선 이북에 74만발, 민통선 이남에 1만발이 설치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군이 지뢰의 매몰 현황을 파악한 기 확인 지뢰지대(3157만 6100㎡)보다 지뢰가 묻혀 있긴 하지만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는 미 확인 지뢰지대(5억 7740만 5100㎡)가 훨씬 넓다는 점입니다. 



전체 지뢰지대 중 미확인 지대가 94.8%나 되고 특히 DMZ 내부의 경우 기확인지대가 2.7%뿐으로 사실상 모든 지역이 미확인 지대인 샘입니다. 이렇듯 곳곳에 매몰돼 있는 지뢰제거 작업이 더욱 중요한 것은 100㎏ 이상의 압력을 받으면 터지는 대전차지뢰보다 밟기만 해도 폭발하는 대인지뢰라 불리는 지뢰가 훨씬 더 많이 묻혀있어 철책선 순찰로 옆에는 ‘들어가면 죽는다’, ‘미확인지뢰지대’ 등의 경고판이 곳곳에 붙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대인지뢰는 DMZ 인근에 90만발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이 6·25전쟁부터 1980년대까지 묻은 냉전의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쟁의 산물로 묻혀 있지만 민간인들까지도 위협하는 대인지뢰 M2, M3, M14, M16A1등 그 종류도 많지만 이번에는 그중 발목지뢰라 불리며 약 40만발이 DMZ에 묻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M14 지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M14 대인지뢰는 폭풍 지뢰, 발목지뢰, 플라스틱 지뢰 등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지뢰입니다. 이 지뢰는 어린아이가 밟아도 폭발하고 유치원생이 손가락으로 눌러도 폭발하는 등 아주 작은 압력에도 폭발합니다. 



이 지뢰의 폭약은 테트릴 29g으로 크기는 직경 5.5CM 높이 4CM로 커피 자판기 종이컵의 절반 정도로 작은 크기입니다. 또한 112.2g라는 경량으로 휴대가 간편하며  몸체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탐지하기 어려워 매설된 지 오래된 경우에는 탐지판을 가져다 대어도 아주  약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탐지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지뢰는 대인 지뢰 중에서도 폭약량이 적어 폭발하면 발목이 완전히 날아가는 것은 아니나 군화의 밑창이 반쪽 나고 발바닥이 갈라져 힘줄과 신경이 파괴되고 피부조직이 독성으로 인해 괴사됩니다. 또한 폭발 방향이 수직이기 때문에 밟는 순간 발목부터 뼈가 산산조각 나버려 봉합수술이 불가능해 상식적인 수단으로는 피해를 입은 발을 다시 되찾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발목지뢰라 불립니다. 



특히 M14 대인지뢰는 적군을 죽이지 않고 접촉부위를 파괴하여 피를 흘리는 동료를 버려두고 전투를 하지 않는  인간 심리를 이용하며, 지뢰를 밟거나 만지다가 발이나 손, 눈에 부상을 입혀 공포심을 갖도록 하고 부상당한 동료를 후송하도록 하여 적의 공격을 지연시키는 작전을 펼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지뢰의 장점은 앞서 설명한 대로 가볍고 휴대가 간편하고, 크기가 작으며, 매설이 쉽고 탐지하기가 힘들다는 점이지만, 반대로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일단 너무 가벼워서 매설지 관리가 힘들고 비가 많이 와 토사가 흘러내리기 시작하면 그냥 토사와 같이 주르륵 흘러 내려가 종적을 찾을 수 없다는 점, 그래서 수시로 매설지 관리에 유념해야 합니다. 거기다 소재가 플라스틱이어서 매우 가벼워 하천에 둥둥 떠다니며 대인용 부유기뢰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하천변에 제멋대로 처박혀 지나가던 사람을 잡는 지뢰가 되고  플라스틱이라 탐지가 힘들어 찾기도 매우 힘듭니다. 또한 대인지뢰답게 폭발하는 한계압력이 매우 낮고 과민하기까지 해서 섣불리 손대다간 손목 정도는 기본으로 날려 버리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한 번 잃어버리면 수습이 어려운 물건. 실제로 모 사단에선 아군이 심어놓은 M14에 지뢰탐지 경계지원을 나왔던 1명이 밟고 뼈가 가루가 되어버린 사례도 있습니다. 이 지뢰의 위력이 다른 대인 지뢰의 위력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약하다고는 하지만 이 지뢰 또한 위험한 전쟁의 산물인 살상용 무기인 만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오염지역이 넓어 이를 찾아 없애려면 엄청난 인력과 예산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그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될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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